상제님께서 친히 쓰신 병풍의 글귀(예시55절)에 "소학"의 문장이 있다. 병풍의 글귀는 가언편 10장의 일부분으로 "소학"원문에서 그 내용을 찾아 정리해 보면 아래와 같다.
먼저 "전경"에 나타난 부분을 요약하면(가언편 10장의 글은 벼슬자리를 높여 주기를 바라는 조카에게 범노공이라는 사람이 깨우쳐준 것이다.)
첫째로 입신하는데 있어서는 효도와 공경을 하는 것이 가장 좋다. 온화한 기색으로 부모와 어른을 받들며 감히 교만하고 남을 업신여기는 마음을 갖지 말라. 두려워하고 조심조심해서 급하거나 구차할 때도 그렇게 하라.
둘째로 관록을 구하려면 도리와 육예를 힘쓰는 것이 가장 좋다. 격언에 배워서 학식이 넉넉하면 벼슬한다고 했다. 남이 나를 알아주지 않음을 근심하지 말고 오직 내 학문이 부족함을 근심하라.
셋째로 치욕을 멀리하려면, 공손히 하는 것이 예에 가깝다. 자기를 낮추고 남을 높이며 상대방을 먼저하고 나를 뒤로 하라. 상서와 모치(무례함을 풍자한 두 편의 시)의 시인 풍자를 거울삼으라.
넷째로 모든 세상 사람들은 자기를 받들어 섬기는 것을 좋아하여 뽐내며 의기를 더하나 자신을 받들고 있는 사람들이 그들을 놀림감으로 삼고 있음을 알지 못한다. 이런 이유로 군자들은 아랫사람을 살펴보지 못하며 아래만 보고 위를 보지 못하는 병을 깊이 미워하였다.
위 글의 내용은 효도와 공경, 학문의 정진, 겸손, 상하에 대한 몸가짐의 절도를 깨우쳐 실천하도록 강조한 것으로 이점은 수도에 있어서도 각각 염염해야 될 것이라 생각한다.
이외의 내용을 가언편 10장에서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경계하노니 방탕하게 멋대로 하지 말라. 그것은 단정한 선비가 할 것이 아니다.
경계하노니 술을 즐기지 말라. 사람을 미치게 하는 약이지 아름다운 맛은 아니다. 근면하고 후하던 성품을 능히 옮겨 흉험하게 만든다. 옛날이나 지금이나 술로 망한 자를 똑똑히 기록할 수 있다.
경계하노니 쓸데없이 말을 많이 하지 말라. 말 많음은 사람이 싫어하는 것. 진실로 말 꺼내는 것을 삼가지 않으면 재액이 이로부터 시작되네. 옳으니 그르니 하며 헐뜯고 칭찬하는 것은 몸에 허물이 되기에 알맞다.
세상 사람들이 사귀어 놀기를 중히 여겨 금란의 계를 맺지만 분노와 원한이 생겨 풍파가 당장 일어난다. 이런 까닭에 군자는 마음을 깊고 넓게 가져 담담하기가 물 같다.
세상 사람들이 돌아다니며 협의(狹義:원통한 이의 억울함을 풀어 주고 남의 위급함과 어려움을 도와주려는 협객적인 생각)로 시속의 의로움을 행한다지만 바른 길이 아니어서 왕왕히 죄수의 신세가 되네.
세상 사람들은 청한하고 검소한 것을 천하게 여기고 화려하며 사치스러운 것을 좋아한다. 살찐 말을 타고 가벼운 갑옷 입고서 의기양양하게 마을을 지나가면 사람들이나 아이들로부터는 환영을 받지만 식자는 도리어 비루하게 여기네.
이와 같은 깨우침의 글과 함께 재상이었던 "범노공"은 자신의 벼슬자리에서의 감회와 정서를 관직을 얻고자 했던 조카에게 아래와 같은 말로 훈계를 통해 올바른 사고를 간직하길 부탁한다.
내(범노공)가 본래 나그네와 같은 신하(범노공은 처음에 후주에서 벼슬하다가 송나라로 왔기 때문)로 요순의 세상을 만나 지금 지위는 높으나 재주가 부족함을 늘 근심하고 두려워했었다. 깊은 못에 임한 듯 살얼음을 밟는 듯 떨어질까 두렵다…….명성과 권세를 피하라. 권세와 지위는 오래가기 어려운 것. 반드시 어찌 족히 믿겠는가. 물건이 성하면 반드시 쇠하고 흥함이 있으면 망함이 있으며 급히 달리면 엎어짐이 많다. 곱디고운 정원의 꽃은 일찍 피어서 먼저 시들고 더디고 더딘 시냇가의 소나무는 무성하여 늦게까지 푸르다.
수도에 있어 우리들은 상제님께서 병풍에 써 주신 "소학"(가언10장)의 네 구절을 깊이 간직하여 몸과 마음을 닦아 나가야 할 것이며, 또한 오늘의 수행을 생각해 볼 때 우리 모두는 재리와 명리에 본성을 잃어 신명을 속이고 마음을 속이는 헛된 일을 행하지 말고 청정한 마음으로 종용과 정대해야 한다는 교훈을 "소학"의 옛글을 통해 깊이 깨달아야 할 것이다.<대순회보 제27호 11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