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수련

"사마귀를 키워라" 일반적으로 징그럽다거나 혐오스럽게 여기는 곤충가운데 대표적인 것이 사마귀이다. 요놈 사마귀를 보면 날카로운 턱과 제 얼굴만한 눈매에서 뿜어져 나오는 위압감으로, 사마귀는 자신만의 자신감과 배짱을 물씬 풍긴다. 사마귀가 먹이를 잡기위해 수풀 속에 서있는 모습을 보면 그 폼이 가상치도 않다. 부리부리한 두 눈을 번뜩이며 사냥을 위해 날카로운 두 다리를 높이 치켜들고 미동도 않고 서 있다. 원래 사마귀들의 습성이란다. 사마귀가 나뭇가지처럼 두 다리를 들고 서있으면, 움직임이 없는 사마귀를 나뭇가지로 오해한 풀벌레들이 아무런 경계심 없이 가까이 다가오게 되고, 이때 삐죽삐죽 톱날처럼 돋아있는 날카로운 앞 다리에 먹잇감을 잡으면, 아무리 날쌘 녀석도 결코 그 발 사이에서 빠져나갈 수가 없다. 중국 전국시대 말기(BC 3세기 말)를 살다간 사상가 장자(莊子 : 莊周)의 저서《장자(莊子)》에는 다음과 같은 우화가 실려 있다. 춘추시대 제(齊)나라 장공이 어느 날 수레를 타고 사냥을 가던 중 웬 벌레가 앞발을 도끼처럼 휘두르며 수레에 덤벼드는 것을 보았다. “허 참, 맹랑한 녀석이군, 저 녀석은 어떤 벌레인고?” 장공이 묻자 마부가 대답을 하였다. “사마귀란 벌레인데 앞으로만 나아갈 줄 알지 물러설 줄 모르는 놈입니다. 제 힘을 생각지 않고 아무에게나 마구 덤벼드는 버릇이 있습니다” 장공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을 이었다. “저 벌레가 사람이었다면 틀림없이 대단한 용사가 되었을 것이다. 비록 미물에 불과하지만 그 용기가 가상하니 수레를 피해가도록 하라” 그때부터 당랑거철(螳螂拒轍)이란 속담이 생긴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위의 이야기에서 장공은 사마귀의 용기를 칭찬하고 있으나, 사실 사마귀의 그것은 용기가 아니라 자기 분수를 모르는 어리석음, 무모함에 더 가까울 것이다. 때로는 우리 수도인을 비롯해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사마귀와 같은 무모함과 만용이 필요할 때도 있다. 고단한 수도험생활 중 어느 시점이면 지치게 마련인데, 이때 가장 필요한 것이 어쩌면 거칠게 메마른 수도생활의 일상을 넘어갈 수 있는 용기이다. 시험에 부딪히고 또 넘어지면서도, 좌절하지 않고 다시 일어서서 하나하나 풀어나가다 보면, 반드시 수도인들이 바라는 마지막 고지는 한 발 바로 앞에 와 있을 것이다. 모든게 지치고 힘들더라도 마음 한 구석 만큼은 사마귀처럼 날카로운 앞발을 머릿속에 만들어 두고, 꼿꼿히 앞발을 들고 때를 기다리면서 준비하고 있다면, 다가오는 먹잇감은 분명 놓치지 않고 수도인을 위한 제물이 될 것이다. 당신의 마음속에 사마귀 한 마리를 키워보지 않을 텐가?